Life of Desire weekly magazine vol.22
사소한 욕망, 능동적 실행
As the mind leads 마음이 이끄는 대로
서울시립미술관 Seoul Museum of Art
오랜만에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이후 시립미술관)을 다녀와 찍은 사진들을 보다보니 싱가폴 내셔널 갤러리가 떠올랐다. 싱가포르 내셔널 갤러리를 방문한 후 뒤 건물이 가장 아름답다고 느꼈던 그 기분, 그 생각이 오버 랩 됐기 때문이다. 서울시립미술관의 전시들은 항상 그럴싸한 것들이 많다. 아무래도 서울시를 대표하는 미술관이기 때문인지 포스터, 리플렛 등의 홍보물들은 항상 강렬하게 시선을 끌거나 구미를 당기곤 한다. 그러나 실상 전시를 관람하다보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굉장히 빠른 시간 안에 모든 전시를 다 둘러볼 수 있기도 하다. 그래서일까 전시를 보고 나오며 바라보는 시립미술관의 건축물은 때로는 더 아름답게 느껴지곤 한다.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과 서울시립미술관을 포함한 시청 일대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남아있는 건축양식들은 근대시대를 품고 있는 공간이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일제 시대 경성재판소, 8.15해방 후 대법원 청사로 사용하던 곳을 정면 외벽만 남기는 파사드 보존Facade conservation을 통해 활용중이다. 근세고딕식으로 건립되어 미술관 정면에서 바라본 아치형 현관과 플레이트 트레이서리Plate tracery형 창문이 한눈에 들어온다. 마치 창문은 프랑스 샤르트르 성당의 한쪽 창문을 축소해 가져온 듯한 느낌이 전해진다. 싱가포르 내셔널 갤러리는 영국식민지 시대인 1920년대 지어진 시청과 1930년대 지어진 대법원 건물을 모두 활용하고 있다. 당시 영국 건축양식인 신고전주의 New Classical architecture 양식으로 건립되었으며, 이오니아 양식의 기둥과 원형돔형식의 지붕이 이를 잘 보여준다. 싱가포르의 식민지 역사는 우리보다 훨씬 오랜 세월이었지만 20세기 초반 식민지였고 지배한 국가들에 의해 비슷한 시기에 지어진 건축물의 용도와 양식은 참으로 닮아있다. 더불어 2차 세계대전 일본의 패망과 함께 독립정부로 출발했다는 점, 일정기간동안 독재정치가 있었던 점 등 비슷한 부분이 많다.
아름다운 건축외관 만큼의 예술적 가치가 있는 전시작품이 없었다는 것, 그래서 아쉬웠다는 점은 내가 개인적으로 느낀 서울시립미술관과 싱가포르내셔널갤러리의 공통점이다.
예술과 문화는 언제나 역사 속에서 성장하고 고유색을 찾고 그 깊이가 더해가는 것인데,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식민지 시절은 시대의 전통성이 변질되거나 명맥이 끊길 가능성, 혹은 정체성을 만들어갈 기회를 갖지 못할 가능성이 높았을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일제강점기 황실미술품제작소에 대한 공예발달 왜곡이라는 정의가 이해가 간다.
1월 현재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전시
1층 한묵: 또 하나의 시(詩 )질서를 위하여 20181211-20190324
2층 상설전시 가나아트 컬렉션 <시대유감 時代遺憾>, 영원한 나르시시스트, 천경자
2층~3층 이스트빌리지 뉴욕: 취약하고 극단적인 20181213-20190224
3층 두 개의 기둥과 일곱 개의 글자 20181213-20190206
이스트빌리지 뉴욕전의 전시배경 컬러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기존의 하얀 아트월이 아니라 섹션마다 중채도, 중명도의 청록, 자주, 회색, 보라색 등을 이용해 예술가들의 뉴욕과 함께 복잡하고 무미건조한 뒷골목 이미지들이 뒤섞인다.
★ 시청역 2번 출구로 나와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걷다보면 좌측편에 올라가는 길이 보인다. 전시홍보배너만 따라가도 찾을 수 있다. 현재는 모두 무료전시 및 사진 촬영 가능
http://sema.seoul.go.kr/